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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화장실 들락날락, 단순 추위 탓?... 질환 판별 기준은 '300cc'
영하권을 맴도는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평소보다 화장실을 자주 찾게 되는 '빈뇨'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외출 중 수시로 찾아오는 요의 때문에 곤란을 겪거나,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흔하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이영진 원장(대구코넬비뇨기과의원)은 "이는 우리 몸이 추위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한랭 빈뇨'라고 부른다"며, "하지만 통증 등 특정 증상들이 동반되면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반드시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의 도움말로 겨울철 흔한 빈뇨의 원인과 병원 치료가 필요한 '병적 빈뇨'의 구별법을 알아봤다.
추우면 왜 소변이 마려울까? "혈관 수축과 호르몬의 합작"
겨울철 빈뇨의 주원인은 체온 유지를 위한 신체의 방어 기제에 있다. 기온이 떨어지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말초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영진 원장은 "말초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몸의 중심부로 모이게 되고, 그 결과 심장과 신장으로 가는 혈류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신장은 혈액 속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데, 유입되는 혈류량이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소변 생성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땀 배출이 줄어드는 계절적 특성도 한몫한다. 여름과 달리 겨울에는 땀으로 나가는 수분이 거의 없어 몸이 체내에 수분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소변량을 조절하는 '항이뇨호르몬(ADH)' 분비를 줄인다. 이로 인해 같은 양의 물을 마셔도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은 늘어난다.
이 원장은 "추위에 노출되면 방광 근육과 신경 또한 예민해져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배뇨 욕구를 강하게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중장년층이나 평소 방광 기능이 약한 분들은 추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 빈뇨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단순 생리 현상 vs 병적 질환.. 기준은 '300cc'
그렇다면 단순히 추워서 자주 가는 것인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영진 원장은 이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방광 용적의 적정선인 '300cc'를 제시했다. 이 원장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방광의 최대 용적은 500cc 정도지만, 통상적으로 300cc 정도가 찼을 때 소변을 시원하게 보게 된다. 소변 줄기가 강하고 시원하게, 충분한 시간을 갖고 나오는 경우 대개 300cc 정도의 용적이 되는데, 이는 병적인 빈뇨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을 많이 마셔 소변량이 늘고, 이로 인해 소변을 자주 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반면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소변량이 현저히 적을 때다. 이 원장은 "보통 종이컵 한 컵 분량인 150cc 정도의 아주 적은 양을 너무 자주 보게 되고, 이것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면 치료가 필요한 '병적 빈뇨'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가우면 전립선염, 급하면 과민성.. 증상별 의심 질환
겨울철 빈뇨는 대부분 정상적인 생리 반응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단순 횟수 증가를 넘어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치료가 필요한 비뇨기계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우선 따뜻한 실내에 들어와서도 빈뇨가 지속되거나, 자다가 소변 때문에 2회 이상 깨는 '야간뇨'가 있다면 과민성 방광이나 전립선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통증이나 소변의 양상도 중요한 단서다. 이영진 원장은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거나 하복부·치골 위쪽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전립선염일 가능성이 높고, 참을 수 없이 소변이 마려운 '급박뇨'가 계속된다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소변량은 많지 않은데 화장실만 자주 가고, 보고 나서도 덜 비워진 듯한 잔뇨감이 계속된다면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 한랭 빈뇨는 보온이 핵심.. '참는 연습'도 필요
질환성 징후가 없는 한랭 빈뇨를 예방∙관리하는 핵심은 '보온'이다. 이영진 원장은 "추위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방광을 예민하게 만든다. 외출 시 체온 급강하를 막기 위해 외투를 미리 입고, 보온 패드나 핫팩을 이용해 아랫배와 엉덩이, 허벅지를 따뜻하게 해주면 즉시 빈뇨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온탕 반신욕 등을 통해 혈액 순환을 돕는 것도 방광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방광의 기초 체력을 키우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 원장은 "소변이 마려울 때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지 않고 5~10분 정도 참는 '방광 훈련'을 하면 방광 용적이 늘어나 빈뇨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하루 20분씩 골반저근을 강화하는 '케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방광 안정성 개선 및 겨울철 긴장성 빈뇨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식습관 조절도 필수다. 카페인은 방광을 강하게 자극하고, 이뇨작용을 강화해 빈뇨가 더 심해질 수 있어 커피, 콜라 등 카페인∙탄산 음료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다만, 한랭 빈뇨가 있다고 물 섭취를 지나치게 줄이는 것은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다. 이 원장은 "활동이 많은 낮 시간에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취침 2~3시간 전부터 물∙알코올∙카페인 섭취를 제한해야 야간뇨를 줄일 수 있다"며, "꾸준한 운동 습관을 갖는 것도 한랭 빈뇨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