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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슈퍼박테리아’ 확산시켜… 환경보호가 근본 해결책

슈퍼박테리아가 새로운 공중보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슈퍼버그(superbug)라고도 불리는 슈퍼박테리아는 기존 항생제에 강력한 내성을 지니고 있어, 감염병 치료를 어렵게 만들며 간단한 상처로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 amr)을 조용한 팬데믹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슈퍼박테리아와 같은 항생제 내성이 새로운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ㅣ출처: 게티 이미지뱅크

문제는 슈퍼박테리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7일 카리브해 동쪽에 있는 섬나라 바베이도스에서 열린 항생제 내성 관련 6차 국제회의에서 유엔환경계획(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 unep)은 '슈퍼버그에 대한 대비(bracing for superbugs)'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는 70만 명 수준이었던 연간 슈퍼박테리아 사망자의 숫자가 2019년에는 약 127만 명으로 급증했으며, 누적 사망자의 수는 500만 명을 넘어섰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슈퍼박테리아로 인한 연간 사망자의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보고서는 슈퍼박테리아 문제가 악화하는 원인도 짚고 넘어갔다. 지금까지는 전 세계적인 항생제 남용이 슈퍼박테리아 확산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제약 및 기타 화학 산업의 변화, 의료?위생?상하수도 시스템의 질적 하락, 기후변화 등 환경적 요인을 슈퍼박테리아 증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인구과밀', '위생 상태 악화'를 유발하고 지구의 온도를 높여 세균 증식 속도와 슈퍼박테리아 확산을 촉발한다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저자들은 이러한 근거를 기반으로 "슈퍼박테리아 확산 억제를 위해서라도 항생제 사용을 유의미하게 줄이고, 환경보호에 힘써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영국 뉴캐슬 대학교(university of newcastle upon tyne) 데이비드 그레이엄(david graham) 에코시스템 엔지니어링 교수는 "인류가 노력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더 악화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만약,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 슈퍼박테리아의 진화와 확산이 더욱 빨라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덧붙여, 그레이엄 교수는 "적극적인 환경보호만이 지구 온도 상승을 늦추고 슈퍼박테리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 스콧 로버츠(scott roberts) 교수 역시, "기후변화, 오염도 증가, 급증하는 강수량, 인구 밀도 증가는 슈퍼박테리아 확산을 악화시키는 요소다"라고 설명하며, "각국의 과감한 조치가 없다면 슈퍼박테리아 확산 속도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빨라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unep의 사무총장인 잉거 안드르센(inger andersen)은 "환경문제를 방치하면, 슈퍼박테리아 문제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의료·식품 시스템이 붕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